[칼럼]희귀난치질환과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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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미회
댓글 0건 조회 226회 작성일 20-07-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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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불충분한 바이러스와의 전쟁 



연일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우리의 일상도 이로 인해 꽤 많이 바뀌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날을 빼곤 쳐다보지도 않던 마스크는 이제 외출할 때마다 꼭 챙겨야 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거닐며 봄을 느끼던 올해의 4월 벚꽃축제는 멀리서만 바라보며, 어느 가수의 노래 제목처럼 벚꽃 엔딩이 되어버렸다. 이밖에 도서관과 같은 공공장소와 극장의 폐쇄, 각 학교의 온라인 개학, 지인과의 저녁약속 미루기 등이 일상이 되었다. 내가 감염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나 때문에 벌어질 직장의 폐쇄나 전염을 막기 위해 조심 또 조심하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이 공포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강한 전염성도 있지만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 더 클 것이다. 지금도 감염자가 발생하고 많은 사람이 완치되고 있지만 이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도 계속 발생하는 추세이다. 현재까지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누적 확진자 수는 4월 1일 기준 9,887명이고 이중 165명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하였다.

그리고 정부의 지원 정책이 있지 않았다면 병원 치료비 폭탄이라는 한 가지의 두려움이 추가되었을 것이다. 얼마 전 확진 후 완치판정을 받았던 한 분이 자신의 치료비 영수증을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하였다. 총 진료비는 9,709,900원이었고 전염성으로 인한 음압병실 이용과 각종 치료제 사용, 별도의 의료 인원 및 장비 투입 등 입원 기간이 더 길어졌다면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부과되었을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 지원으로 본인 부담금은 44,150원만을 지출하였다는 내용이다. 이는 확진자 치료비 대부분이 지원되어 가정경제에 큰 타격은 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가적 재난 사태이기에 정부와 지자체는 국민들을 위한 재난기본소득, 소상공인 대출, 여러 지원 정책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견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국민들이 사회적 위험에서 벗어나 최저 빈곤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현재를 살 수 있도록 보호해 주는 사회적 안전망이다.

사회적 안전망은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회보장과 개인의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 물론 정부도 충분히 인지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넓게 존재하고 있다.

사각지대의 대표적인 예는 희귀난치질환자이다

사각지대 안에는 장애인, 노인, 아동 여러 계층이 존재한다. 그런데 희귀난치질환은 전염성을 제외하고 치료제와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 고가의 치료비가 발생하는 것, 환자와 가족의 고통이 심하다는 점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비슷하다. 다만 지원되는 부분, 그러니까 치료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희귀난치질환자는 태어나면서 질환을 앓거나 후천적으로 발생하더라도 치료 방법이 없어 중증장애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가족은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부담감을 겪게 된다.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해도 희귀난치질환자의 유병인구 수가 적기 때문에 인지도도 낮고 사회적 이슈가 되거나 정책적 지원 조차도 미비하다.
특히 아동질환자의 경우는 아동 본인뿐 아니라 전체 가족의 발병으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고, 부모는 간병하다가 각종 신체적 및 정신적 질병에 걸리는 사례가 종종 있다. 형제자매는 부모의 돌봄에서 소외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와 같이 희귀난치질환자 가족에 대한 의료비 지원이 미미한 상태에서는 가족의 경제적 부담은 상당하며, 이는 부채로 이어지고, 심지어 가족 해체의 위험에 이르게 된다.

국가에서도 2015년 희귀질환관리법이 제정과 산정특례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넓혀 가고 있다. 2020년 1월 현재 산정특례 희귀질환은 1014개, 27만 명이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산정특례지원을 받더라도 선택 진료비, 상급 병실료, 재활치료비, 간병비 등 비급여 항목은 제외된다. 개발되는 신약의 경우 값이 매우 비싸 사용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런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약 400만 명의 희귀난치질환자들은 질병코드도 없고 건강보험의 혜택도 거의 받지 못하는 고가의 치료비를 지속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당장의 급한 불을 먼저 꺼야겠지만 희귀난치질환자와 같은 소수계층, 소외계층이 우선순위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취약계층과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의 목소리에 함께 귀 기울여 주는 정부의 자세와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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